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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일기

나 혼자 산다(10년 째...)

 

 MBC TV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스타들의 일상을 구경해 보면 흥미롭습니다. 늘 화려한 모습으로 미디어에서 접하던 스타들도 휴일 아침 늦게 일어나 배민을 켜는 모습을 보면 반갑기도 하고 컨셉일까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유튜브 vlog를 통해서도 세상 각지 다양한 환경 속의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일상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물론, 어느 정도 각색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긴 합니다). 화려한 아이돌의 비교적 평범한 일상이나 실리콘밸리로 이민 간 스타트업의 개발자 분의 일상도 매우 흥미롭긴 하지만 저는 당장 제 주변 사람들의 일상이 궁금해질 때가 있습니다.
 
 재택 근무 중 집중이 안될 때 하는 것이 있는지, 재택근무 중 식사는 보통 어떻게 하는지(혼자 준비부터 정리까지 1시간은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궁금했던 것 같습니다🫠), 혼자 사는 경우 집안일을 어떻게 밀리지 않고 해결하는지, 보통 주말에 정기적인 일정이 있는지 등 이런 것들이 궁금할 때가 있는데 각 잡고 하나씩 물어보면 실례(?)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실제로 잘 묻진 않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상황들에 대한 기준들과 실제 하루하루의 흔적들을 모아보면 OOO의 일상이라는 책(가이드 북...?)이 완성될 것 같은데 지인들의 일상이 담긴 이 상상 속의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일상에서 여러 기준들이 있는데, 이 기준들에 대해 혼자 판단하기란 참 어려운 듯 합니다. 특히 여러 카테고리 중 살림이라는 카테고리로 들어가 보면 정말 어렵습니다. 세탁 후에는 세제 투입구도 열어두는 게 좋다는 사실을 궁금해하지 않으면 알기도 어려운 것처럼 혼자 살면 이런 부분들을 개선해 나가기 쉽지 않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인생 선배? 시니어 엔지니어?라고 할 수 있는 부모님이랑 같이 살 때 PR을 열심히 올리고 조금 더 살아있는 커멘트들을 받을 걸 그랬습니다. 저는 혼자 살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살림뿐 아니라 여러 카테고리에 대해 이런저런 기준들이 축적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지금까지 아무 생각 없이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하고 있는 건 없는지 조금 더 자주 생각해 보고 고쳐보고 있습니다. TMI로 예를 들면, 고친 것 중 하나는 빨래 건조대에 빨래를 너는 방법입니다. 빨래를 널 때 채도가 높은 것부터 채도가 낮은 순으로 창문 가까이 배치했었는데 그냥 이렇게 널면 기분이 좋아서 그랬던 건지 햇빛에 덜 노출되어서 변색이 덜 되지 않을까 하는 의도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행동인데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더 이상 기분이 좋지도 않고 해가 뜨고 지면서 결국 빛에 골고루 노출되는 거 같기도 해서 더 이상 이런 수고로움을 감내하고 있지 않습니다.
 
 두서 없이 적다 보니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계속 하나씩 생각해 보고 고쳐나가다 보면 언젠가 윤 모 씨의 일상?이라는 책도 읽어볼 만한 책이 될 거라고 믿고 reviewer이자 assignee로서 열심히 PR과 함께 기여해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