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일기

계산하지 않는 사람들

bale.yoon 2025. 6. 17. 22:44

제가 계산적인 사람임을 스스로 깨닫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남은 주고받은 선물을 보며 내가 받은 것보다는 아주 조금? 더 비싼 걸 주려는 순간.
  • 친구와 대화 중, 나와 친구의 발화 비중을 고민해 보게 되는 순간
  • 도움을 받으면 “이건 나중에 갚아야 해”라는 생각이 자동처럼 떠오르는 순간.

 

이뿐만 아니라 말하기 민망할 정도로 계산적인 모습들이 생각납니다. 이런 순간들은 저로 하여금 스스로 계산적이고 옹졸한 사람임을 깨닫게 하곤 합니다. 물론 계산을 통해 확신을 얻거나 안심을 얻는 순간들도 있기에 꼭 나쁘다고는 생각하진 않습니다.

 

어쨌거나 이런 저의 모습과 대조적으로 계산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손익을 따지지 않으며 누군가를 진심으로 위하는 사람들. 저로서는 그렇게 희생하기 쉽지 않을 텐데라는 생각까지 들곤 합니다. 그래서 막상 그런 태도를 따라 하려 하면 마음속 어딘가에서 경고가 울립니다. ‘그렇게 손해 보고 살면 어떻게 할래?’ 계산하지 않는 마음을 흉내 내보려다 결국 다시 마음속 계산기를 들여다보는 저를 발견합니다. 그러곤 씁쓸함이 밀려옵니다. 여전히 이 계산 본능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글렀나봅니다.

 

그러다 보니 누군가의 ‘계산 없는’ 행동에는 마음 깊이 감탄하게 됩니다. 어쩌면 그런 사람들은 누구보다도 단단한 관계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이 계산 본능을 완벽히 버릴 순 없겠지만 적어도 주변 이들에게는 기꺼이 손해 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렇게 저도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계산하지 않는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